이 이야기는 내가 우연하게 작은 볼트를 찾음으로써
시작됐지
무척 작은 크기의 볼트로 초기모델로 보이는 볼트였는데
비를 피하기 위해 들어갔던 작은 동굴에 지어져 있었어.
무슨 실험을 위해서 지어진 볼트였는 지는 모르겠지만
그 안에는 두더지 몇 마리만 돌아다닐 뿐 사람은 하나
안보이고 공사하던 인부들이 쓰던 장비 몇 개와 쓰레기들
그리고 누카콜라 한 병 정도가 끝이라고 생각하고 나갈려고
했었지 그러다 작은 방을 하나 발견하게 된 거야
그 방은 벽이 무너져 습기차고 곳곳에서 두더지들의 비릿한
오줌 냄새가나는 방에 낡아빠진 터미널이 책상에
붙어 있고 옆에는 뭔가 중요해보이는 작은 금고가 하나
놓여있었지. 내 운명은 그 작은 금고를 열게 되면서
바뀌었었어. 단순한 고철수집가였던 내가 어엿한 탐험가로
바꿔주는 계기 말이야 .
금고를 따기까지는 제법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
금고 안에는 핍보이 2000과 홀로 테이프가 두 개 정도
들어 있는 게 고작 이었어
살면서 핍보이는 딱 세 번 봤었지
어렸을 적 허브에서 살면서 등에 13이라고 적힌 파란 쫄쫄이를 입은
남자가 사용하던 것, 제법 유명했던 여자 캐러밴이 쓰던 것 , 또 자기를
현상금사냥꾼이라고 불렀던 남자가 쓰던 것
나에게 있어 핍보이는 그냥 남이 쓰던 걸 쳐다보는 게 고작이었지만
이젠 내가 쓸 수 있는 핍보이가 하나 생긴 거야
핍보이를 작동시키고 옆에 홀로 디스크를 끼우니 화면에 글이 출력 되더라.
하나는 과거의 상원의원 ? 이라고 하는 남자가 볼트 제작을 주문했는데
이 위치가 마음에 안 든다며, 공사를 취소했다는 내용이 끝이었고
핍 보이에 새로 지도가 설치되었다고 표시가 뜨더군.
그리고 두 번째, 홀로 디스크엔 군용 스텔스보이 80개를
민간 폭도들이 탈취했다 이야기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는 기사가
적혀 있었지. 솔직히 이 당시엔 이 두 홀로 디스크가 무슨 의미인지도
몰랐어, 그땐 오직 이런 홀로 디스크를 시장 장사꾼에게 팔 생각
밖에 안 들었거든.
나는 몰랐는데 기회는 이렇게 느닷없이 그리고 조용히 찾아오는 거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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